캐나다 한국인 입국금지가 확정되기 전 다행히 토론토에 들어왔고, 2주간의 격리 기간이 끝났습니다. 다행히 아무런 증상이 없고, 자가격리 기간이 지난 후에도 별다른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어요.
레몬, 오렌지, 생강, 사과 등을 넣은 건강 부스터 주스를 만들어 먹고, 견과류를 매일 먹고, 스트레칭도 하고,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십니다. 그 어느때 보다도 내 몸에 내 건강에 도움되는 생활을 하고 있고, 내 몸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삶을 지내고 있습니다.
집에서만 생활을 하는지라 자연스레 생활반경은 줄어들었고, 삶도 단순해지고 생각도 단순해 집니다. 쓸데없이 머릿속을 맴돌던 잡념이나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면 어쩌나, 캐나다에 고립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던 생각들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어요. 지금으로서는 이 곳에서 벗어날 수가 없고, 매일 머릿 속의 걱정 때문에 오늘과 지금 이 순간을 고통 속에서 지낼 순 없으니까요. 주변엔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오늘 하루를 어떻게 지내느냐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거니까, 오늘 하루를 단순하고 행복하고 작은 것에서도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해요.
지금 지내는 곳의 뒷마당에 가끔 나와서 맑은 하늘과 공기를 즐기기도 합니다. 고양이는 실내든 밖이든 마음껏 자유롭게 다니는데 고양이가 부러운 요즘입니다.
아직 스팟이라고 하는 이 암컷 고양이는 부끄러움도 많고 낯을 많이 가려서 아직 친해질 시간이 더 필요해요.
저도 그냥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려고 너무 저돌적으로 다가가거나 만지려고 하진 않아요.
이 날은 유난히 하늘이 높고 구름도 높았던 날이었어요. 공기는 차가워도 햇살이 정말 따뜻해서 차가운 공기가 다시 몸을 식혀주고 다시 햇살이 몸을 데워주는 그런 맑은 날이었어요.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정지된 세상 속에서 자연이 쉴 수 있는 기간이 되고 있다는데, 자연을 잊고 산 우리에게 그동안 얼마나 자연이 소중한 존재였는지, 마스크 없이 숨을 쉬는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밖에 나가서 사냥하고 뒹굴고 놀다가 와서 또 이렇게 쿨쿨 낮잠을 자는 부츠와 그걸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나. 살아있는 생명체를 주변에 함께 두는 게 얼마나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매일 저 의자에 앉아서 잠을 자는 스팟. 저렇게까지 고꾸라져 잔 적은 없는데 말입니다. 요즘 날씨가 따뜻해져서 그런지 고양이들이 잠을 더 많이 자는거 같기도 하고... 낯선 사람이 지내는 집의 분위기에 적응 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처음에 이 곳에 제가 왔을 때 스팟은 제가 조금만 움직여도 잠을 자다가 깨서 저를 쳐다보거나 경계하며 주변을 막 둘러보고 그랬거든요.
너무 먼 미래는 지금 생각하지 않으려구요. 우선 오늘은 오늘만 생각하고, 오늘 뭘 먹을지, 오늘 어떤 글을 쓸지, 오
늘 어떤 공부를 할지만 생각하고 하나씩 이뤄나가는 생산적인 하루를 지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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